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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입학 월(3월) 이전의 출생자가 일 년 일찍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고, 수많은 빠른년생을 낳았다. 사회적 혼란을 이유로 2009년에 조기입학 제도[1]는 폐지됐지만, 사회에는 여전히 빠른년생이 남아있다.

흔히 빠른년생은 족보 브레이커라 일컬어진다. 나이에 따른 서열문화가 뿌리박힌 사회에서 어느 한쪽에도 온전히 속하지 않은 빠른년생은 환영받지 못 한다. 문화적, 관습적 차원에서 나이가 높임말 사용에 중요한 잣대기에 더 그렇다. 그렇게 호칭 문제를 비롯한 여러 혼란을 야기하는 존재로 낙인찍혀 공격의 대상이 되곤 한다.

빠른년생에게 이는 참 서러운 일이다. 단순히 원래 나이(세는나이[2])로 살아간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학년나이[3]로 맺어진 관계와 사회에 나와 형성한 관계가 만나면 소위 말하는 족보의 꼬임을 피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사회에서 학년나이를 고수하거나, 상황마다 원래 나이와 학년나이를 오간다면 더한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원래 나이란 무엇을 말함인가? 엄밀히 말하면 공식적인 만 나이[4]겠지만, 나이로 서열을 가르기엔 가변적이라 일상에선 세는나이가 사용된다. 통용되는 같은 나이의 기준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해왔고, 동갑(同甲)의 사전적 정의처럼 육십갑자[5]를 같은 나이의 기준으로 보기도 했다. 띠 또한 음력 설(음력 1월 1일)과 24절기[6]의 시작인 입춘(立春, 양력 2월 4일) 기준으로 셈법이 나뉜다.

이처럼 나이는 사회적 약속하에 구분된 것뿐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상호 존칭을 기본으로 하고, 친해져도 적절한 논의를 거쳐서 말을 놓거나 호칭을 정함이 바람직하다. 유교의 장유유서(長幼有序) 사상이 널리 퍼져있다지만, 먼저 태어났다고 우대를 당연시하지 말고 연장자로서 모범을 보이자.

 

[1] 입학 월(3월)을 기준으로 한 조기입학 제도의 폐지로, 2002년 이후 출생자는 같은 해 태어난 사람들과 입학한다.
[2] 태어나자마자 한 살이 되고, 새해가 되면 한 살씩 더 먹는 한국식 나이를 말한다.
[3] 고등학교까지의 재학 중인 학년이나 졸업 연도를 기준으로 한 가상의 나이를 학년나이라 칭했다.
[4] 생일을 기준으로 나이를 먹는 국제 표준의 나이 산출법이다.
[5] 천간(天干, 십간)과 지지(地支, 십이지)를 결합하여 만든 60개의 간지를 말한다.
[6] 태양의 황도상 위치에 따라 일 년을 24등분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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